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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 키워드[들]

2007.04.22 02:39  |   영화/드라마 단상  |   키노씨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들 중의 하나인데요. 저는 19권까지 읽다가 말았네요. 조만간 마저 읽어야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완결되었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http://color.egloos.com/1313781 ). 22권이 결론이라는 분도 있고, 링크된 글을 읽으면 답글로 혹자께서는 2010년에 23권이 나온다는 분도 계시고.


알라딘에 보니 22권은 2007-02-08 발간으로 표시되어 있군요.
23권은 아직 출간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사정을 정확히 아시는 분 계시면 답글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각설하고 짧게 씁니다.
이 글은 예전에 쓴 글을 추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소년]을 읽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스포일러의 불안을 고려합니다.
그래도 염려되시는 분은 피하시길 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th Century Boy


우라사와 나오키






20세기 소년 - 키워드[들]


 


 

1. 세기말
[20세기 소년](이하 [소년]), 이건 정말 세기말의 감수성이다.
지구가 망하면 어떻게 될까? 그런 감수성 말이다.
그럼 지구를 구해야지, 뭘.
 

2. 레지스탕스
그런데 일은 꼬이고, 영웅이 되기란 쉽지 않고, 세상은 정말 호락호락하지 않다.
가짜들은 진짜가 되고, 진짜들은 가짜가 되어 쫓긴다.
그 의외성의 즐거움이 여기엔 있다.


3. 반전
[소년]은 헐리웃 일급 반전영화들의 반전을 가뿐히 넘어서는 반전들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여기서 키포인트는 '끊임없이'다.


4. 친구
누군지는 모른다.
다만 친구다.


5. 만박소년들
주인공[들]은 만국박람회의 추억을 가진 아이들이다.
일본에서는 이 세대를 '만박소년'이라고 한다더라.


6. '시물라크라(simulacra)'와 '시물라시옹(simulation)’
이건 장 보들리야르의 개념인데, 뭐, 별거 없다.
"시물라크라가 실존하는 물체를 모사한 것이라면 시물라시옹은 실존하지 않는 것을" 모사한 것.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보들리야르는 [아메리카]에서 [디즈니랜드]를 분석하는데, 그건 시물라시옹의 한 사례이다. 그것이 모사하고 있는 것은 '환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세계에서 [디즈니랜드]를 모방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그것이 진짜 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소비하는 현대소비사회의 한 특징이다. 그건 진짜 같은 환상을 소비한다.

그리고 아무런 역사적인 맥락 없이 거기, 사막 위에 세워진 [디즈니랜드]는 [아메리카]라는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를 정말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정말 가짜'로 거기에 서 있다고 한 평론가는 거칠게 설명하더라(정성일).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정색하고 환상인 가짜(디즈니랜드) 때문에 정말 거짓이고, 가짜인 미국은 진짜가 된다.

아무튼 [소년]에서는 일본에서 만박이 벌어진 그 '과거'의 실재를 재현하고, 그것을 극 속에서 소비하고, 또 그 추억을 작품 바깥에서 소비하게끔 한다. 그건 뭐, 그다지 심각한 의미인 것 같지는 않지만, 내가 몰라서 그럴수도 있고, 아무튼 [소년]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7. 정치에 관한 우화
[몬스터]도 그렇지만 [소년]은 정말 영화적이다.
그것은 [대부]와 [옛날옛적 미국에서]를 연상시키는 의미에서의 영화적이란 의미다.

그래서 [소년]은 무엇보다 정치적인 텍스트다.
물론 얼마나 심각하게 그것이 형상화되고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매우 흥미롭게 형상화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정말 재미있다.

특히 주요 인물들의 권력관계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8. 정의는 승리할까?
정말 알 수 없다.
그런데 승리하더라도, 그건 굉장한 시련을 통과한 뒤가 될 거란 건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그리고 그 죽음들이 위로받지도 못한채 기억에서 지워졌고, 무엇인가 다시 되살리고 싶다면, 최소한 승리해야 하는데.. 그게 정말 쉽지 않다.


p.s.
22권이 완결이라면 굉장히 실망이다는 반응이 위 링크한 글을 비롯한 몇몇 글들(및 댓글)에 나타난다.
정말 궁금하네.. ㅡㅡ;;


덧.
히치하이커님께서 보충 논평 주셨네요. 인용합니다. 고맙습니다.

"국내에는 22권까지 나왔고(저도 22권까지 갖고 있고요) 곧 나올 23권에서 끝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 위에 링크 해 놓으신 분 알 수가 없네요. 책 사서 보면 버젓이...'23권에 계속'이라는 말과 '이야기는 최종장으로'란 문구가 나오는데요". (히치하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