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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 타르코프스키

2007. 6. 28. 10:51  |   감독/배우  |   키노씨
#. [FM 영화음악] 정은임, 정성일씨 한창 날리던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의 기억에 바탕합니다. 주로 정성일씨께서 들려준 이야기들이죠. 기억한 이야기들을 그저 옮기는 수준이에요. 비가 와서요. 예전에 필넷에 썼던 글인데요. 거기에 있던 글은 지우고 좀 줄이고, 추고해서 옮깁니다.




아주 옛날 옛날.. 그래봤자 한 10년쯤 전.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를 기억해서 쓰는 글입니다.


타르코프스키에게는 가슴 아픈 어린 시절이 있었는데요.
아버지가 방랑벽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렇게 자신과 어머니를 남겨두고 아버지는 떠났죠.
어머니는 매일 같이 기다렸어요.
어린 타르코프스키는 하루 하루 아버지를 기다리는 그 슬픈 여자의 모습을 또 하염없이 바라봤구요.


타르코프스키에게 '물'은 굉장히 특별한 의미인데요.
그건 타르코프스키가 청년시절 취미로 스킨스쿠버를 했기 때문에, 바다, 그러니까 물과 굉장히 친했기 때문에 그랬다고도 하지만... 그 보다는 타르코프스키의 어린 시절, 그 '기다림'을 바라보았던 슬픈 추억들, 그리고 그 슬픔이 만들어낸 소망에 연원한다고 합니다.


어린 타르코프스키는 생각했어요.

아버지와 어머니를 어떻게 만날게 할 수 있을까.
그렇게 그렇게 간절히 타르코프스키는 생각했습니다.
그런 타르코프스키에게 비가 내렸죠.

타르코프스키는 생각했습니다.
아, 아름다운 물방울, 저 비..
그래, 저 비라면 아버지이신 하늘과 어머니이신 저 대지를 만나게 할 수 있을거야..


그래서 타르코프스키 영화를 보면...
화면을 채우는 물의 이미지가 있어요.
그건 마치 세상을 모두 연결하고, 모두 어루만지고, 떠나간 아버지를 어머니와 만나게 하고 싶은 어린 타르코프스키의 소망이 담겨 있는 듯 합니다.


물..
만남의 이미지..
그건 타르코프스키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죠.


비가 오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소망이 간절하면 죽은 나무에서도 꽃을 피울 수 있단다.. " - [희생], [이반의 소년 시절] 첫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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