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쇄살인마의 따스한 에세이 ; [덱스터](Dexter, 2006) 시즌 1 프리뷰
2007. 8. 20. 12:17 | TV/방송/광고 |#. 스포일러의 불안을 고려합니다.
개인적인 표준으론 스포일러 '거의' 없습니다.
0.
[덱스터]는 놀랄만큼 따스하고, 비정하리만큼 차가운, 정말 흔하게 만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이율배반에 관한 드라마다. 최소한 이 드라마의 매력에 비견할 수 있는 미국 드라마는, 내 부족한 체험치를 물론 인정하지만, [24] 정도에 불과하다. [덱스터]는 최소한, 극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지고, 늘어지는 [프리즌 브레이크]보다는 훨씬 뛰어난 드라마다.
1.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주인공인 '덱스터 모건'는 연쇄살인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에게 느끼는 건 차가움이 아니라, 따스함이다.
그는, 적어도 내가 본, 가장 인간적인 연쇄살인마다.
드라마는 연쇄살인마라는 공포스럽고, 차가운 질감을 덱스터의 나레이션으로 따뜻하게 감싼다.
그 덱스터의 건조한 듯, 때론 유머러스한 나레이션은 드라마에 온기를 부여한다.
2. 이분법의 해체, 그리고 매력적인 이율배반
이야기는 만화적 상상력에 기반해 있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연쇄살인마"라는 홍보문구처럼.
[덱스터]는 기본적으로 선악이라는 이분법을 해체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심정적으론, 선악이라는 이분법이 존재하며, 덱스터가 살인하는 대상이 그 도덕률의 마지막 보루처럼, 덱스터가 행하는 살인의 정당성, 아니 덱스터라는 캐릭터에게 최소한의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아무리 케이블에서 만들어진 드라마라도, 그리고 19금 딱지가 붙은 드라마라도, 이 드라마를 소비해야 하는 시청자들을 최소한으로 '보호'(?)할 필요는 존재하니까.
그런데 놀라운 건, 드라마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덱스터는 그 도덕의 최소한을 유지하면서, 또 배반한다는 점이다. 그 정점은 덱스터가 운명론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다. 그 운명의 실타래는, 매우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다소간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걸 어쩔 수 없이 [덱스터]의 이야기구조상 가장 큰 얼개이긴 하다.
3.
주인공 덱스터와 그의 연인 리타가 '노말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그 장면 직전에 등장하는 장면과의 대비)는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그 장면은 물론, [아이다호]에서 '노말 패밀리'에 대해 리버와 키에누가 나누는 그 장면 만큼 간절하지는 않지만, 어떤 드라마에서도 쉽게 느끼지 못할 따스한 온기를 전해준다.
그리고 모든 출연자들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특히 덱스터를 연기하는 마이클 C. 홀과 그 연인으로 등장하는 줄리 벤츠('리타'역)는 황홀한 앙상블을 보여준다.
※ 별점
* 총평점 : ★★★★★ (다섯개 만점)
* 비전 : ★★★★★
* 대중 친화도 : ★★★★★
* 비주얼 : ★★★★
* 내러티브 : ★★★★★
p.s.
[덱스터] 시즌 1의 에피소드는 모두 12개.
이 글은 예외적으로 민노씨.네에 동시등록합니다.
물론 메타에는 각각 하나의 글만 등록합니다.
개인적인 표준으론 스포일러 '거의' 없습니다.
0.
[덱스터]는 놀랄만큼 따스하고, 비정하리만큼 차가운, 정말 흔하게 만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이율배반에 관한 드라마다. 최소한 이 드라마의 매력에 비견할 수 있는 미국 드라마는, 내 부족한 체험치를 물론 인정하지만, [24] 정도에 불과하다. [덱스터]는 최소한, 극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지고, 늘어지는 [프리즌 브레이크]보다는 훨씬 뛰어난 드라마다.
1.
드라마 제목이기도 한 주인공인 '덱스터 모건'는 연쇄살인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에게 느끼는 건 차가움이 아니라, 따스함이다.
그는, 적어도 내가 본, 가장 인간적인 연쇄살인마다.
드라마는 연쇄살인마라는 공포스럽고, 차가운 질감을 덱스터의 나레이션으로 따뜻하게 감싼다.
그 덱스터의 건조한 듯, 때론 유머러스한 나레이션은 드라마에 온기를 부여한다.
2. 이분법의 해체, 그리고 매력적인 이율배반
이야기는 만화적 상상력에 기반해 있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연쇄살인마"라는 홍보문구처럼.
[덱스터]는 기본적으로 선악이라는 이분법을 해체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심정적으론, 선악이라는 이분법이 존재하며, 덱스터가 살인하는 대상이 그 도덕률의 마지막 보루처럼, 덱스터가 행하는 살인의 정당성, 아니 덱스터라는 캐릭터에게 최소한의 도덕적 정당성을 부여한다. 아무리 케이블에서 만들어진 드라마라도, 그리고 19금 딱지가 붙은 드라마라도, 이 드라마를 소비해야 하는 시청자들을 최소한으로 '보호'(?)할 필요는 존재하니까.
그런데 놀라운 건, 드라마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덱스터는 그 도덕의 최소한을 유지하면서, 또 배반한다는 점이다. 그 정점은 덱스터가 운명론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다. 그 운명의 실타래는, 매우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다소간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걸 어쩔 수 없이 [덱스터]의 이야기구조상 가장 큰 얼개이긴 하다.
가장 비인간적인 주인공이 등장하는 가장 인간적인 드라마
3.
주인공 덱스터와 그의 연인 리타가 '노말 라이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그 장면 직전에 등장하는 장면과의 대비)는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그 장면은 물론, [아이다호]에서 '노말 패밀리'에 대해 리버와 키에누가 나누는 그 장면 만큼 간절하지는 않지만, 어떤 드라마에서도 쉽게 느끼지 못할 따스한 온기를 전해준다.
그리고 모든 출연자들이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특히 덱스터를 연기하는 마이클 C. 홀과 그 연인으로 등장하는 줄리 벤츠('리타'역)는 황홀한 앙상블을 보여준다.
※ 별점
* 총평점 : ★★★★★ (다섯개 만점)
* 비전 : ★★★★★
* 대중 친화도 : ★★★★★
* 비주얼 : ★★★★
* 내러티브 : ★★★★★
p.s.
[덱스터] 시즌 1의 에피소드는 모두 12개.
이 글은 예외적으로 민노씨.네에 동시등록합니다.
물론 메타에는 각각 하나의 글만 등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