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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게 항상 나쁘지는 않다 - [가족의 탄생]

2007. 2. 14. 09:08  |   프리뷰  |   키노씨


#. 이 글은 프리뷰 성격의 그냥 단상입니다.
스포일러의 불안은 고려하지 않지만, 스포일러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족의 탄생 (Family Ties, 2006) 
한국. 113 분. 개봉 2006.05.18
김태





아픈게 항상 나쁘지는 않다.




 

 
말은 그 처음의 말도 그 최후의 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의미는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의미는 언젠가 찬란한 귀향의 축제를 맞을 것이다.
- 미하일 바흐친









 


내가 죽음을 대신할 수 있는 건 내 동생이다.
난 문득 문득 이런 낭만적인 가정을 하곤 한다.


그건 어쩔 수 없다.
고통을 함께 한.. 내 동생, 혹은 내 누이..


그리고...
우리가 나눈 건 피가 아니라, 고통과 결핍이다.

그건 우리만 나눈 거다.
딴사람은 여기 끼어들 수 없는 그런거..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가식과 위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나에게는 그렇다.


가족..
발음되지 않는 외국어처럼 낯설고..
찢어진 행주처럼.. 또, 식상하다.  


여기 어떤 이야기가 있다.
그건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그 아픈 이야기가 얼마나 따뜻한 이야기인지.. 당신은 모를거다.

그건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이야기다.  


고통은 항상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그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을 좀더 예민하게 하고, 더 간절하게 소망하게 한다.


세상이 항상 불공평하진 않다.  
때론 그림자가 선물이기도 하니까...
고통은 기쁨을 낳는 천사이기도 하니까.
그 고통의 뿌리 속에 천사가 웅크리고 앉아서 날고 싶어하는 그런거...  


난 지금 누군가가 참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데..
그건 물론 내 동생과 나의 누이와 엄마겠지만..
가족 말고 다른 사람이 더 있다.


그 사람은 행복할 자격이 있는데..
왜냐면 그 사람은 나에게 부끄럽게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어".  


나는 그 사람 마음이 내 마음에 닿는 걸 느꼈다.
내 마음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 마음을 그 사람이 마음대로 사용했으면 좋겠어.."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잠시 침묵하고,
잠시 기도하련다..






#. 별점
* 총평점 : ★★★★★

* 영화적 비전 : ★★★★★
* 대중친화도 : ★★★★★

* 비주얼 : ★★★★
* 내러티브 : ★★★★★






 

p.s.
이 영화 놓치셨다면, 꼭 보십시오
여기에 세상의 모든 진실이 있진 않지만
어떤 간절하고, 따뜻한 진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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