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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 축소의 피해자

2007. 3. 27. 20:14  |   프리뷰  |   키노씨


#. 이 글은 작년(2006년) 2월에 [여기]에 공개했던 글을 추고, 보충해서 현재의 상황에 맞게 개작합니다. 내일(28일)에 영화인들의 쿼터회복 및 FTA반대 집회가 대규모로 있을 예정이랍니다.


내일(28일)오후 4시30분, 종로 보신각입니다.
영화인들이 총 집결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시간이 허락하시는 분, 혹은 그곳을 지나시는 분들은 많은 격려를 당부드립니다.
영화인대책위 양기환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노숙과 단식농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사안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명 : 지난 2006년 2월 8일 스크린쿼터사수 영화인결의대회. 명동성당 앞 마무리 집회]

한겨레 선임기자이신 따또님(탁기형 기자)께서 촬영하신 사진입니다.
게시를 허락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스크린쿼터 축소의 피해자






 

1. 배부른 놈들 하는 짓이 얄밉단 말야. 
영화산업의 강자들은, 쉽게 말하자, 수 억원의 개런티를 챙기는 주연급 배우들, 메이저급 영화제작사들, 배급사들, 그리고 스타급 감독들이다.

그런 스타배우들이 수입외제차 끌고 와서 '일인시위 쇼'하는 게 웃기다는 네티즌도 있다. 감정적으론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주연급 배우들은 대중적 상징성이라는 무게가 있고, 그걸 [스크린쿼터] 축소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지금은 축소된 쿼터를 회복시키기 위해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건 당연하지 않나?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나?

그러니까 그 주연급 배우들이 부자라는거, 그게 스크린쿼터에 대한 판단과 연계되어서는 절대로 안된다. 그들이 부자라서 더 부자되려고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면 안된다고, 이미 축소된 [스크린쿼터] 다시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치자.

그게 왜 잘못인가?
누구나 자신의 당파적인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정부는 정부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영화인들은 영화인들대로.
그리고 절대다수의 영화문화 향유자들은 자기 나름의 논리대로.

나로선 어처구니 없는 건, 사촌이 땅사면 배아프다는 논리로 [쿼터축소]정책에 찬성하는 철부지 네티즌들이다. 그거 축소하면 결국은 손해보는 건 자기 자신들이란 걸 왜 모르나 모르겠다.


2. 쿼터축소의 논리적인 귀결 - 영화산업의 역사
헐리웃 직배사가 한국시장에 이미 오래전에 들어와 있다. 그리고 한국영화 산업이 생산하는 콘텐츠와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고, 그 질로도 결코 한국영화와는, 냉정하게 말하자, 게임이 안되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들을 확보하고 있다. 걔네들은 정말 헐리웃 '제국'이다.

나로선 과거의 저널에서 읽거나, 영화관련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기억들이 쿼터에 관한 지식의 거의 전부이다. 그런데 헐리웃 직배사가 자국에 들어와 있고, 그런데 스크린 쿼터가 축소된 경우에 자국의 영화산업이 살아남은 역사가 없다고 기억한다. 그게 경험칙이다. 필리핀이 그랬고, 영국이 그랬다더라.

나도 정확한 국가의 이름을 실증적 자료와 함께 제시할 수는 없다. 반론 있다면 당신이 한번 찾아봐라. 한국과 인도만 예외라구? 그거 누가 보장하나. 당신의 '감상적인 쿼터축소 정책에 대한 찬성'이 그거 보장하나?


3.FTA 협상의 희생카드로 쓴다구?
나로선 이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도 정보도 없다. 그런데 미국의 가장 강력한 요구들 중의 하나가 스크린 쿼터축소였다는 건 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협상단에서는 홧 이프’(What if)'협상방식을 통해 '쿼터'를 더 양보하고, 다른 걸 얻으려는 의혹이 있다는 건 안다(관련 참조사항 2. 3. ). ㅡㅡ;  

걔네가 바본가? 그걸 요구하는 건 그 만큼 자국에 이익이 크다는 거다. 왜 그걸 그토록 쉽게 내주나. 정말 정부당국은 그렇게 외교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는건가? 그렇게 무능한가? 하긴 (적어도 인터넷상의) 여론은 그런 정부의 태도에 호의적이니, 이렇게 어물쩡 넘어갈지도 모르겠다. 여론은 싸늘하다 못해 차갑다. 그런데 정말 그래도 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4. 쿼터 축소의 피해자
그건 가장 직접적으로는 영화산업 종사자들이다. 그게 스타급인지 아니면 독립영화종사자들인지 구별하는 건 무의미하다. 독립영화 만드는 사람은 영화산업 종사자가 아니라 무슨 독립투사고, 산업 영역에서 동떨어져 있는 무슨 천사인가? 고매한 무슨 도사라도 되나? 이슬먹고 구름똥 싸나?

어쩔 수 없이 일단은 돈 놀음이고, 그것이 산업의 토대고, 그게 탄탄해야지 독립영화도 만들어지고, 그래야 문화산업으로서의 영화의 풍경이 풍성해진다. 그거 [가문의 영광]같은 상업영화들이 히트하면, 큰 차원에서 유리하면 유리하지 불리하지 않다.

결론적으로 쿼터 축소의 가장 큰 피해자는 우리들 자신이다.
어쩔 수 없이 쿼터라는 보호막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영화산업의 규모가 축소된다. 그러면 갑자기 상업영화 찍던 제작사에서 돈 적게드는 '독립'영화에 관심을 갖나? 독립영화들, 실험정신과 진지한 고민을 갖는 영화들은 더 죽는 거다.

일부 진지한 영화문화 향유자들이 주장하는 독립영화를 좀더 보호하는 입법이 마련되고, 상업영화들은 덜 보호해도 되지 않나. 라는 구상은 정말 순진한 구상이다. 산업자체의 규모가 작아지면 부익부빈익빈은 좀더 노골화되고, 이제까지 돈되는 영화만 찍어왔던 영화제작사들은 정말 노골적으로 돈만 되는 영화만 찍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될거다. 그럼 결국은 좀더 다양한, 진지한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당신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현실 영화판은 흘러갈거다.

다시 강조하지만, 쿼터축소의 피해자들은
영화문화의 향유자들,
그러니까
결국
나와 당신,
우리
다.

왜 피해자들이 이렇게 국으로 가만히 엎어져서 조용히 있나?
제발 좀 떠들자.
우리가 할 수 있는거라도 좀 하자.

이상이다.





[스크린쿼터 참조 사항]
1. 2006년 7월 1일 스크린쿼터 146일(상영일수 2/5)에서 73일(상영일수 1/5)로 축소.

2. 최근(2007년 3월 말 현재) '스크린쿼터'를 한미자유무역협정의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의혹 - 미래유보, 현행유보 관련 (23일 한겨레 보도)
ㄱ. 미래유보로 협정시 : 장래에 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 다시 회복(늘리기) 가능.
ㄴ. 현행유보로 협정시 : 현재 73일에서 추가 축소만 가능.

3. 이와 관련 문광부 측은 "스크린쿼터의 미래유보를 한미FTA에서 관철시키겠"으며, "스크린쿼터의 미래유보를 관철시키도록 영화계와 함게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표명(한겨레보도). (정말? - -; )

4. 내일(3월 28일 4시 30분) 종로 보신각에서 대대적인 영화인 집회 예정.



[관련 사이트, 관련자료]
* 스크린쿼터문화연대 : http://www.screenquota.com/
* 스크린쿼터와 한미FTA협상 빅딜기도 중단촉구 기자회견문
http://www.screenquota.com/home1/issue/data_sub_read.asp?num=1521&category1=1&category2=2&gotopage=1&t_search=&t_search_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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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작은 관심도 힘이 될 수 있을줄로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_-)(_ _)




* 07. 04. 13. 약간 뒤늦은 업데이트]
스크린쿼터 현행유보 확정 : 따라서 추후 줄이면 줄였지 늘리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45659&mm=001001001


위 기사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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