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21

영화 TV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들

착한 영화 - [사랑의 블랙홀] 단상

2007. 3. 30. 18:06  |   리뷰  |   키노씨


#. 예전에 썼던 글이고, 발행하지 않았던 글입니다. 제한적으로 공개했던(N블로그 이웃공개) 글인데, 영화글을 모아놓는 의미에서 옮겨옵니다. 아주 살짝 추고했습니다. 이 글은 그냥 감상이고,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의 블랙홀 (원제 : 성촉절. Groundhog Day, 1992) 
미국 / 로맨스 판타지 / 101 분 / 우리나라 개봉 1993.12.04


해롤드 래미스 (Harold Ramis) : 난 해롤드 래미스 영화 좋아하는 편.


빌 머레이 Bill Murray :  필 코너 역
앤디 맥도웰 Andie MacDowell :  리타 역

크리스 엘리어트 Chris Elliott :  래리 역
스티븐 토보로스키 Stephen Tobolowsky :  네드 라이어슨 역
브라이언 도일-머레이 Brian Doyle-Murray :  버스터 그린 역




오랜만에 다시 봤다.


다시 보니
역시 좋았다.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그건 굳이 분류하면 [착한 영화]다.
거기에 현실에 대한 고민이나, 성찰은 없다.
거기엔 마음이나 정서라고 말하는 순정만화의 주제들만이 있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좀더 낭만적으로, 좀더 인간적으로, 좀더 아름답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소박한 관심사들만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관심사에 대한 해답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착한영화]들은 더 이상 관객을 괴롭히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그러니 어서어서 행복의 목록들을 나에게 감촉하도록 해줘,
우리 소박한 관객들의 요구는 거기서 멈춘다.


관객들은
저녁만찬 후의 여유로운 휴식처럼
후식으로 마련된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한 입씩 녹여먹으면 그 뿐이다.


맘이 아주 달콤하게 따스하게 노곤하게 퍼지면서
입가엔 미소가 번진다.


[착한 영화]들 욕하자는 건 아니다.
난 [착한 영화]들을 보면서 느끼는 행복감과 소박한 희망에의 감촉들이 참 좋다.


그건 정말 착하기만 한 영화들이지만..
그래도 그걸 작정하고 비판할 만큼..
내가 냉정하거나, 냉철하지는 못해서..
[뭐, 아는게 없어서.. 가 좀더 현실적인 이유이긴 하겠지만 ㅡㅡ; ]


아, 그런 영화들의 감촉들을 도무지 포기할 수 없는 거다.


그런데 인생이란게, 그런 이미지, 그런 감촉들에 '속으면서' 그렇게 이어지긴 하더라.
아니 어쩌면 인생이란 게 그저 그런 이미지들에 대한 소박한 소망이란 생각도 든다.
슬프지만, 그 이미지들이 우리들의 삶을 나아가게 한다.




p.s.
난 앤디 맥도웰을 처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몹시 그녀를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이유가 이 영화 때문만은 아니지만. ^ ^;
요즘은 안나와서 좀 궁금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