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멜러드라마 - <피아노> 얼개
2007. 5. 2. 08:56 | 리뷰 |
#. 스포일러의 불안은 고려하지 않습니다.
빅토리아 시대의 화폭에 갇히는 사랑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제국주의 멜러 드라마. 119 분. 개봉 1993.09.25.
홀리 헌터 Holly Hunter : 아다 역
하비 케이텔 Harvey Keitel : 베인스 역
샘 닐 Sam Neill : 스튜어트 역
안나 파킨 Anna Paquin : 플로라 역
마이클 니만 Michael Nyman : 음악
1. 역할
<피아노>는 외부적으론 아다와 베인스의 사랑과 거기에 관련한 스튜어트의 삼각관계 멜로드라마의 골격을 갖고
있지만, 그 내부는 제국주의를 둘러싼 서로의 역할 나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각각 제국주의 시스템의 성격을 구현하고 있다.
* 아다 혹은 [피아노]의 의미 : 문화 혹은 문법
제국주의를 식민지에 ‘완전한 형태로’ 이식하기 위해선 문화를 필요로 한다.
아다의 언어인 피아노는 그것을 상징한다.
피아노는 ‘음악’이라는 무정형의 예술을 ‘정형화’시키는 일종의 코드이며, 장치이다.
그것은 마오리족으로 상징되는 원시성과 야생성을 정형화시키고, 규격화시켜 ‘음계’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제국주의에서도 여성은 ‘타자’이다.
제국주의는 여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아다는 그저 제국주의의 명령에 의해 이곳에 왔으며, 그것은 거절할 수 없는 권력의 이름이다.
그녀는 영화의 주제곡처럼 ‘희생양’인 것이다.
* 베인스 : 말하기 혹은 정치
원주민에 동화된 제국주의, 혹은 원주민의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 백인 남자.
베인스는 어떤 단일한 틀로 해석되지 않는 중층적인 캐릭터다.
중요한 것은 그가 문자언어를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가 문맹이라는 사실은, 레비스트로스의 관점으로 보면(제인 캠피언이 가장 존경하는 학자가 레비스트로스라고 한다), 말하기의 세계, 나눔과 가름이 없는 세계, 즉 억압과 착취의 도구로부터 격리된 존재라는 함의를 갖는다.
이 결핍은 베인스를 아다에게로 이끈다.
둘은 서로 사랑을 나눈다.
그를 통해 시대적 한계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들은 본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한쪽은 말하기만 있고, 다른 한 쪽은 글쓰기 만 있기 때문이다.
* 스튜어트 : 토대 혹은 경제
그는 땅을 사들인다.
거기에 살아야 하니까.
* (정성일의 지적처럼) 베인스가 제국주의 정치학을 상징한다면, 스튜어트는 제국주의 경제학을 상징한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베인스라는 캐릭터는 중층적이며, 어떤 단일한 해석틀로 분석되지 않는다.
2. 물에 빠지다.
베인스와 아다는 배를 타고 본국으로 향한다.
아다는 물에 빠져, 물이라는 본원적인 세계에 빠져 새롭게 태어나기를, 해방되기를 원하지만(요나콤플렉스),
그녀는 거기서 문득 자신의 또 다른 주인을 본다.
그것은 베인스이다.
그리고 베인스의 욕망과 권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다시 의식의 세계, 지배와 피지배의 세계, 가학과 피학의 질서로 세워진 세계로 떠오른다.
그리고 베인스와 함께 제국주의로 회귀한다.
캠피언은 근심한다.
베인스와 아다의 사랑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그것은 가능하기나 했던 것일까.
[사운드 트랙]
1. To The Edge Of The Earth
2. Big My Secret
3. A Wild And Distant Shore
4. The Heart Asks Pleasure First
5. Here To There
6. The Promise
7. A Bed Of Ferns
8. The Fling
9. The Scent Of Love
10. Deep Into The Forest
11. The Mood That Passes Through You
12. Lost And Found
13. The Embrace
14. Little Impulse
15. The Sacrifice
16. I Clipped Your Wing
17. The Wounded
18. All Imperfect Things
19. Dreams Of A Journey
※ 별점
* 총평점 : ★★★★★ (다섯개 만점)
* 영화적 비전 : ★★★★★
* 대중 친화도 : ★★★★★
* 비주얼 : ★★★★★
* 내러티브 : ★★★★★
* 음악 : ★★★★★
* 연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