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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2 - 게임의 사회학

2007. 5. 20. 10:19  |   리뷰  |   키노씨
1.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스타크래프트2가 돌아왔다.

난 솔직히 스타크래프트를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다. ㅡㅡ;
게임을 싫어해서라기 보다는,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내 성향을 내가 알아서.. 굳이 피해왔다. 그렇다. 그러니까 이거 한번 빠지면 말그대로 '몰입' '중독'되겠구나.. 싶은 불안이랄까.. 그래서 정말 일부러 스타를 피해왔다. 물론 스타 뿐만은 아니지만.

스타크래프트2가 "드디어 올 것이 왔군!"이라는 의미심장한 '한국어'를 동반하고 드디어 왔다. 이 한국어판 트레일러에는 "현황-현역"이라는 우리말도 보인다. 이런 배려에 '감동'을 하고, 눈물을 흘릴 뻔했다는 한 열혈펜의  '심정'도 어렴풋 이해된다. ^ ^


한국어판 트레일러 - "드디어 올 것이 왔군!"




영어판 트레일러



이하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들이다.
인상적인 것들을 추렸다.


Artwork



시연회장에 촬영한 듯한 대규모 전투씬 모습 (한국어자막)



역시 전투장면 (좀더 큰 화면)


Fury of the Xel'Naga



딱히 관련은 없어보이지만 이것도.. (음악은 참 좋다. ^ ^; )
아마도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영감을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 게임의 사회학 - 게임을 통한 참여적 모델의 가능성
내가 관심있는 건 게임을 통한 사회적 의식화, 그러니까 사회적 참여다. 현재스코어, 게임은 힘이 세다. 그 게임은 영화와 더불어 가장 흔히 우리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고전적인 미디어들, 가령 신문이나 TV에 버금가는, 아니 오히려 그 위상을 압도하는 현실적인 권력을 획득한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게임들은 쉽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문제시된다. 게임은 어쩔 수 없이 이윤추구를 위한 상업자본의 '상품'이고, 그 상품들은 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자극적인 묘사들, 사람들이 흔히 관심을 갖게 되는 매력적인 이야기, 신화와 전쟁과 잔인함들의 세계로 몰입하는 경향을 갖는다. 그건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인 현실과 판타지의 구별은 과연 유용한 것일까? 가끔은 우리들의 현실이 오히려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의 세계보다 더 환상으로 가득한 '판타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건 우울하게도 '어둠의 판타지'다. 북창동에서는 아직도 조폭 재벌의 무협활극이 펼쳐지고, 그 잔인한 활극은 알 수 없는 인정주의에 의해 '부정(父情)'으로 둔갑한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만한 중차대한 외국과의 협상(한미 FTA 협상)은 '밀실'에서 마치 마법사들의 계약처럼 그렇게 이뤄지고 있다.

게임이 우리들의 세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우리들이 그 게임에 '감동'하고, 또 그렇게 '애정'을 보낼 것이 확실하다면, 그 게임을 통해 그저 휘발적인 즐거움을 탐닉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역사와 사회를, 그리고 자기 스스로의 실존적 자아를 탐구하는 좀더 매력적인 텍스트로 삼을 수는 없을까?

가령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제국주의 전쟁에 대한 교훈을, 그리고 권력과 그 권력의 효과적인 배분과 운영을, 또 멀티유저들 간의 사회화에 대한 방법론들을 학습할 수 있다면 어떨까? 자본과 사회적 참여의 대립적 간극들을 좀더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그저 메마르게 계몽적인 방식으로 사회의 이모저모들에 대해 비판하는 도덕적으로 우월한 산신령들의 교훈적인 이야기들에서 그다지 큰 영감을 얻지 못한다. 그건 도덕적으론 옳을 수 있어도, 방법론적으론 너무도 권위적인 방식이니까.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건 너무 식상하고, 재미없다.

게임을 통한 참여적 모델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그런 현실 모델을 세울 수 있다면, 즐거움과 권위적인 계몽주의적 방식의 간극, 그리고 일상과 사회적 참여의 간극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메울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p.s.
너무 생각나는데로 막 끄적였네요.
기회가 닿는데로 추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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