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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사채 드라마 - [쩐의 전쟁] 단상

2007. 6. 4. 17:16  |   리뷰  |   키노씨
#. 6회 까지의 단상들.

0.
사채광고가 케이블과 지상파까지 점령한 마당이다. 
[쩐의 전쟁]의 등장은 정말 탁월한 타이밍이다.
[쩐의 전쟁]은 사채광고에 짜증난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물론 그건 '광고' 자체에 짜증난 건 아니고, 현실 그 자체에 대해 짜증난 것이긴 하지만.

그런데, [쩐의 전쟁]에서 말하는 '좋은 사채업자/나쁜 사채업자'의 구별은 좀 벙찌긴 한다.


1.
보면서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친구들.
누구나 조금씩은 그랬을테다.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길 원한다.
그 힘은 흔히 돈으로부터 나온다.
돈 때문에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위험에 노출되고, 또 흔히 다치게 된는데. 그러니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 이게 드라마 초기의 설정이다. 1회, 2회에서 특히 이런 설정은 강한 공감적 설득력을 갖는다.

돈과 관련해서 마음 상하지 않은 사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속상해하는 모습 보지 않은 사람..
그다지 많을 것 같지 않다.


2. 인물
기본적으로 [쩐의 전쟁]은 판타지다.
특히 인물들은 '운명론'의 전형적 역할들을 부여받고 있으며, 거기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것은 운명론의 '상황'이지 인물들의 내적 갈등이나 실존적 고민은 아니다.

인물들은 자신의 드라마적인 운명을 쫓아간다.
거기에 예외는 없다.
있다고 해도 그 예외는 이미 결정된 예외들이며, 이미 '계산된 선택'들이다.

물론 그 상황 외에 박신양는 드라마의 과장를 효과적으로 소화하면서, 드라마적인 긴장을 이끌어내는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신구선생과 여운계선생이야 대가 수준이고...
박진희도 나름 귀엽고 매력적이다.
김정화도 나름 극중 설정과 어울리는 것 같고.

문제는 신동욱인데..
처음에는 뭐냐? 이랬는데...
처음 보다는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좀 어울리지는 않는달까...
[마왕]의 주지훈 같은 삘이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뢰하(일당)의 등장은 좀 너무 일탈적인 과장이라서, 특히 신동욱과의 관계도 그렇고...
현실감을 너무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좀 아쉽다.


3. SF 사채 드라마
[쩐의 전쟁]은 SF만화 삘이긴 하지만.. 그 드라마의 전언은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제 영웅신화의 SF로 지워져가는 모습은 좀 아쉽다. 점차로 영웅의 모험담으로 드라마는 나아갈지도 모르겠다.

나는 쉽게 SF 삘이라고 썼지만.. 현실은 때론 SF보다 훨씬 더 SF이기도 하다. 드라마의 이야기가 과장일지라도, 드라마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진실은 훨씬 더 리얼할 때가 많으니까.

리얼리즘은 역설적이게도 초현실적이다.
그 역도 성립한다.


4. 사소한 호기심.
왜 박진희는 핫펜츠를 고집하는가?
다리가 이뻐서?
드라마마다 패션 아이템 한 가지는 유행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런 건가?

그렇다면...
박진희 핫팬츠 이거 지금 유행조짐인가?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박진희의 괜찮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그 핫팬츠는 드라마의 설정과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패션'이다. 유행시키려면 좀 다른 컨셉의 패션을 유행시키려고 시도하면 좋겠다.




p.s.
심심풀이 설정인 가장 먼저 생각하는 사자성어 두 가지.
이거 꽤 재밌다.
원작 만화에도 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 작가가 새롭게 창안한 거라면, 정말 탁월한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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