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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햇빛, 세속과 구원 - [밀양] 단상

2007. 6. 19. 03:25  |   프리뷰  |   키노씨
#. 스포일러 (전혀) 없습니다.

1. 세속세계의 구원


밀양은 세속적 차원에서의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그 구원은 가장 세속적인 방식으로 오고, 가장 세속적인 방식으로 다시 버려지며, 하지만 비밀의 햇빛처럼 당신의 주변에 있다. 송강호가 그 "비밀의 햇빛"일까? 나는 그렇게 봤지만, 그게 정답은 아닐테다. 영화는 퀴즈가 아니며, 어떤 정답도 없고, 모두가 정답이긴 하다.


2. 함께 보면 좋은 영화들 : [브레이킹 더 웨이브](라스 폰 트리에) [친절한 금자씨](박찬욱) [길](펠데리코 펠리니) [십계](크쥐쉬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가장 가까운 영화는 [브레이킹 더 웨이브]다.
[친절한 금자씨]는 마치 [밀양]의 동전의 뒷면 같은 영화다.
[길]은 송강호를 위한 선택이며,
[십계]는 화면 그 너머에 있는 숨겨진 인과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밀양]과 닮아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밀양]은 오아시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오아시스의 주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세속과 구원에 관한 이야기.






3.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

'구라 피아노'를 빼고는 정말 훌륭하다(이 장면은 정말 옥에 티).
영화는 의도적으로 인공적인 조명을 피하고 있다.
자연광 속에서 전도연의 얼굴이 화면 가득 드러난다.
그 얼굴은 초췌하고, 윤기없는 표정들로 일그러진다.
이건 여배우로서 용기라면 용기다.

전도연의 연기는 [브레이킹 더 웨이브]의 에밀리 왓슨을 떠올리는데...
두 여배우의 연기는 모두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론 에밀리 왓슨의 연기에 반표 더 주고 싶다.
물론 연기자가 올림픽 선수들은 아니니만. : )


4. 송강호, 비밀스런 햇빛

그는 고치는 자이며, 숨겨진 자이다.
우리의 비루한 일상에 숨어 있는 구원의 이미지.
어떤 고결과 신성도 없는 인간 모습을 한 구원.
무식하고, 천박하지만.

이 지점에서 [밀양]은 [오아시스]와 정확히 겹친다.



※ 별점

* 총평점 : ★★★★ (다섯개 만점)

* 영화적 비전 : ★★★★
* 대중 친화도 : ★★★

* 비주얼 : ★★★★
* 내러티브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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