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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TV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들

반전 강박증 - [리턴](2007) 단상들

2007. 10. 23. 07:09  |   리뷰  |   키노씨
#. 스포일러 없습니다. 주로 극중 인물들(특히 연기자들)에 대한 단상들을 기록합니다.


0. [리턴]은 꽤 잘 짜여진 것 같다는 '착각'을 들게 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실은 별로 그렇진 않다. 물론 착각이 아닐 수도 있다. 명확히 판단이 서지 않는다. 썩 잘 짜여진 것 같은데 왠지 허무하달까, 그런 느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리턴 (이규만. 2007)      
한국  /  미스터리 스릴러, 미스터리  /  113 분  /  개봉 2007.08.08

김명민(류재우)
유준상(강욱환)
김태우(오치훈)
정유석(장석호)

김유미(서희진)
김뢰하(이명석)


1. 요즘 영화들을 보면 반전에 대한 강박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샤말란표 반전영화, 가령 나로선 최고 걸작으로 생각하는 [언브레이커블]에서의 반전이나, 혹은 [빌리지]의 반전은 [리턴]의 반전과는 좀 다르다. 그 다름은 물론 내러티브의 완결성이라는 차원에서 '느껴지는' 차이랄까, 내적 설득력의 차원에서 파생하는 차이랄까... 뭐, 그런 감으로 느껴지는 그런거다.

샤말란에 대해서 좀더 말하면, [사인]이나 [식스센스]도 매우 뛰어난 영화이긴 하지만, [레이디 인 더 워터] 같은 억지스런 영화를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레이디 인 더 워터]를 썩 좋아하긴 한다.


2. [리턴]으로 돌아가면 [리턴]의 음향효과나 동시녹음 상태, 그리고 음악은 정말 꽤 열심히 짜증난다.
썩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한 몰입,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과장되어 있다.
너무 커서 대사가 안들리는 지경이다.
정말 짜증스러웠다.


3. 김명민의 이미지는 당연히 [하얀거탑]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 연상작용의 장점은 그다지 크지 않고, 그렇다고 역설적인 효과를 노린 것 같지도 않다.
[하얀거탑]에서의 김명민 이미지를 영화적 재미(?)로 활용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순둥이 김명민은 어쩐지 좀 어색하다.


4. 그런 점에서 김태우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반대로, 그러니까 김명민과 똑같은 의미에서 어색하다.
김태우는 전형적인 순둥이 이미지 아닌가. 나름으로 열심히 하긴 하지만 ㅡㅡ;;
뭐랄까 역시나 김태우라는 배우가 가장 어울리는 영화는 [버스, 정류장]이나 [해변의 여인] 같은 영화들이지 않나 싶다.


5. 김뢰하는 처음에는 특별출연인줄 알았다.
그런데 엔드크레딧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고...
김뢰하라는 배우의 전형적인 캐릭터성을 상투적으로 빌려온 방식인데 이 점은 좀 아쉽다.

김뢰하는 좀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계속 그 이미지에 머물고 있는지... 좀 안타깝다.
[달콤한 인생]을 떠올려봐도 김뢰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상투적으로 소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감독들이 김뢰하를 상투적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6. 유준상과 정유석은 그럭저럭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유석은 언젠가 '재발견'될 수도 있는 배우라는 생각도 얼핏 든다.
유준상도 캐릭터와 썩 잘 어울린다.


7. 김유미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배우다.
역시나 밍밍하고 무게감 없는 지겹게 상투적인 인물을 맡았고, 또 그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8. 이 영화는 컨셉영화고, 또 장르영화다. 여기에는 어떤 철학적인 고민도 영화적인 비전에 대한 야심도 없다. 다만 썩 즐길만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감독의 차기작은 그럭저럭 기대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시나리오 작법 실력을 고려하면 상당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물론 이현진-궁녀의 시나리오에도 참여했더라-의 실력인지도 모르지만).



*총평점 : ★★★

*영화적 비전 : ★★1/2
*대중친화도 : ★★★

*내러티브 : ★★★
*비주얼: ★★★1/2

*음향/음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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