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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펭귄(2009.임순례) : 중산층의 배부른 고민에 대한 고민 없는 면죄부

2009. 10. 8. 08:42  |   프리뷰  |   키노씨

#. 이 글은 스포일러 (전혀, 민감한 경우라면 거의) 없습니다.

날아라펜귄

0. 인권위에서 제작비 댄 영화. 정확한지건진 모르겠는데 '만든 사람들 자막'에 올라간 제작자가 MB정부 비판하면서 떠난 전(前)인권위원장 안경환인 것 같다. 동명이인인지 모르겠지만 신기했다능.

1. 좋게 보면. 사교육. 직장내 소외. 기러기(펭귄)아빠. 노년(황혼이혼)이라는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균형감 있는 접근.

2. 나쁘게 보면. 중산층의 배부른 고민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는 면죄부.

3. 연기는 썩 훌륭하지도 썩 어색하지도 않은 기대에 딱 부합하는 정도. 문소리가 "요즘 젊은애들은..."하면서 어처구니 없어하는 정도가 인상적으로 기억난다. 손병호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배운데, 뭐랄까 좀 심심하게 역할 자체가 스테레오타입이다.

4. 실험적인 이미지, 전복적인 서사는 기대하기 어렵다. 몇몇 신경 쓴 디테일들(가령 거북이, 채식주의) 역시 좀 식상하다는 느낌이 앞선다. 특히 '나는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나?'... 좀 손발이 오그라드는 착함이랄까(그래서 그게 위선이라는 건 아니지만 좀 별종같다는 느낌, 친하지 않은 느낌.. 뭐 그런 것).

5. 결론은.. 보는 동안은 꽤 공감하고, 웃을 수 있는 영화. 보고 나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40대 이상의 직장인 주부가 보면 꽤 좋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러니 임순례를 작가라고 기대한다면 피하길  권한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착하고, 적당히 문제의식을 담고 있으면서, 큰 과장 없이 담백하고, 맛깔스런 영화를 기대한다면 충분히 권할만한 영화라는 생각이다. 

추.
제목은 나름 미끼다(이게 솔직히 무슨 호기심을 자극하겠냐만..ㅎㅎ).
나는 이 영화가 싫지 않다.


참조. 영화 상영시각표 (2009-10-08 기준)
씨너스 이수 - 서울 동작구 사당동  :  09:30  13:45  18:00  20:10
CGV-압구정 -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구 씨네플러스) : 10:00  14:20  18:40  23:00
미로스페이스 - 서울 종로 : 11:30  16:00  18:20  20:30   
씨네코드(선재) - 서울특별시 종로 : 10:40  14:30  18:30  20:40
아트하우스 모모 - 서울 서대문구 :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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