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21

영화 TV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단상들

냉전 회고적 첩보액션으로서의 24 - [24] season 6 episode 22 메모

2007. 5. 18. 13:56  |   TV/방송/광고  |   키노씨

1. 냉전 종결 후의 첩보액션
첩보 액션(이게 장르인지는 모르겠지만)에게 냉전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었다. 그 냉전 종결 이후, 고르바초프 이후, 첩보 액션의 가장 흥미진진한 소스가 사라져버렸다.  24 시즌 6 에피소드 22는 그 동안의 소재 고갈에 대한 회고적인 돌파구다. 마치 지금이 냉전의 한 복판이 된 것 같은 시추에이숑(ㅡ..ㅡ;)은, 24의 완벽에 가까운(과장이 너무 심하긴 하지만) 재현의 설득력 때문에 정말 다시 냉전이 도래한 것 같은 착각을 준다.

2. 탐 레녹스
그는 24의 황당한(좋게 말하면 비약적인 상상력으로 숨가쁘게 점철된) 스토리에서 드라마에 깊이 있는 현실감을 부여하는 인물이다. 그보다 냉철한 참모형 캐릭터를 나는 지금까지 어떤 드라마에서도 본 적이 없다. 그 캐릭터 창출에 대한 작가의 역량과 배우의 연기력은 정말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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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캐릭터. 탁월한 연기력.





3. 중국의 등장
간헐적으로 배경으로 등장했던 중국이 드디어 전면에 부각하는 듯이 보였는데, 다시 배후로 사라졌다. 24의 시즌 7에서는 중국이 전면에 등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이번 에피소드를 보건대 러시아와 미국의 회고적인 '냉전 시추에이션 첩보 액션'의 가능성이 여전히 높긴 하다.


4. 잭 바우어, 점점 더 신화 속으로 들어가다.
잭 바우어는 이제 신화적인 인물로 점점더 몰입해간다.
이미 잭은 인간이라기 보다는 '초인'이었지만, 그는 점점더 신화적인 영웅신화의 인물에 빠져가고 있는 것 같다. 특히나 이제 남겨진 시즌 6의 두 개의 에피소드는 잭 바우어가 완성하는 '오이디푸스 신화'의 완결이 될 것이다.

과연 그는 자신의 운명처럼 아버지를 죽일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p.s.
엉클 잭~~, 엉클 잭~~
잭의 조카가 절규한다.
그 장면은 약간 코믹하다. ㅡㅡ;;



바로 이 장면.




덧.
오늘은 518 입니다.
아직 아물지 않은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당부드립니다.

* 조선일보, 80년 5월
http://minoci.net/88

* 기억을 기억하라
http://www.thirdtype.net/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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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바우어, 저주받은 사나이 - [24] 6-21 메모

2007. 5. 15. 08:35  |   TV/방송/광고  |   키노씨
1. 잭 바우어, 저주받은 사나이
잭은, 물론, 운명론의 사나이다.
그는 저주 받았다.
그의 의지는 그 저주가 강하면 강할수록 매력적으로 꽃핀다.
아이러니.

물론 모든 영웅드라마의 특징이기도 한 주인공의 고난은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을 더욱 강화시킨다. 우리는 상처받고, 핍박받는 주인공에게 무한한 연민을 보내며, 그 모든 고난을 극복하는 주인공에게 무한한 경외를 보낸다.

다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잭에게 부족한 것은 공포다.
어떤 영웅이라도 공포는 있기 마련인데, [24]에서 잭의 공포는 마치, 자기 자신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장 큰 두려움을 갖는, 그래서 가장 커다란 공포 그 자체인 '죽음'에 대해서 잭은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제스처들을 (반복해서) 보여준다.

스토리의 외피에서 그건 국가를 위해, 혹은 애인을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그것과 맞바꾸는 것처럼 묘사되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잭은 자기 자신에 대해 이미 지쳐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그는 저주받은 자신의 운영을 끝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드라마의 운명은, 이 드라마가 인기를 계속 갖는다면, 잭은 죽을래야 죽을 수 없는 잔인한 운명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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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잭과 여자들

잭을 둘러싼 여자들은 모두 역설적인 팜므파탈이다.
그녀들은 모두 잭을 사랑하지만, 결국은 잭을 파멸로 이끈다.
그녀들은 로라 멀비의 오래된 가설, 헐리웃 영화들은 가부장의 시선을 통해 수동적인 여자들을 그려낸다, 라는 그 오래된 명제들을 증명하는 존재들이다.

그녀들은 유약하고, 멍청하며, 잭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이런 묘사들은 잭의 영웅적인 액션들과 섞이면서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을 유포할 수도 있을테다.

3. 잭과 아버지
잭은 마치 오이디푸스 왕과 같다.
그는 아버지를 죽여서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을 실현할 것인가?
물론 아직 알 수 없다.











p.s.
1. 언젠가 [24]의 모든 시리즈에 대한 온전한 형태의 리뷰를 써보고 싶다.
2. 개인적으로 [24] 시즌 6의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는 '탐 레녹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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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와 무한도전

2007. 5. 5. 23:06  |   TV/방송/광고  |   키노씨

이영애 나오는 [무한도전], 처음으로 생방송 본방송으로 봤다.
재미있긴 한데...
이영애가 그렇게 대단한 신비로운... 무슨 범접하지 못할... 그런 배우였나? ㅡㅡ; 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여러가지 잡생각이 더불어 들었다.

1. 신한은 참 좋겠구나.. 싶은 생각 들었다. 공중파(케이블도 물론)에서 드러나는 과도한 간접 광고.. 는 정말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2. 이영애도 늙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으며

3. 이영애와 비교해서 자신을 필요이상으로 비하하는 출연진들을 보면서.. 왜 저럴까.. 싶은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다.

4. 그리고 재밌긴 한데... 내가 왜 이걸 보고 있나... 싶은 생각도 얼핏. 하지만 멍하니 TV를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죽이는 것도 때론 휴식(?)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사는거지, 뭐. 라는 생각도 얼핏 들었다.

5. 필요 이상의 '신비화'와 그 신비화를 통해 유포되는 이상한(?) 심리적 간극의 내면화랄까.. 그런 생각도 잠깐 했지만...

6.은 생략하고...

7. 이영애와 함께 영화 찍으면 저 배우 촬영장에선 어떨까 싶은 상상도 잠깐 했다.



결론은... 물론 없지만.. ㅡㅡ;

광고와 엔테테인먼트를 강조하는 방송과의 구별이 점점 더 모호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연애인에 대한 필요이상의 '신비화'와 연애인 스캔들에 대한 방송소비자들의 '연애인 인격에 대한 그 잔인한 심리'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얼핏 들더라.

그건 동전의 양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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